서울의 어느 오래된 주택가, 낡은 벽돌 담장 너머로 좁은 골목이 하나 있다.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그 골목 끝에는 이상한 찻집이 있다.“시간이 멈춘 찻집.”사람들은 말한다.“그 찻집에 들어가면, 잠깐 세상이 멈춘대. 거기선 진짜 ‘마음의 차’를 마실 수 있대.”누군가는 믿고, 누군가는 웃어넘긴다.하지만 ‘진짜’ 그 찻집을 찾아간 사람들은 많지 않다.왜냐하면, 그 찻집은 원할 때만 나타나니까.#1. 소라의 이야기소라는 29살, 프리랜서 번역가다. 요즘은 번아웃이었다.컴퓨터를 켜는 것조차 괴롭고, 사람 목소리도 듣기 싫었다.퇴근길에 멍하니 걷다 보니, 익숙한 동네인데 낯선 골목을 발견했다.“...여기, 이런 길 있었나?”그날따라 이상하게 마음이 끌렸다.쓸쓸한 가을 저녁, 은행잎이 발치에 뒹굴고 있었다.소라는..